어렸을 때부터 혼자 광주극장에 달려가 독립영화를 관람하곤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용돈을 모아서 한표 한표 사 모은 표는 어느새 300여 편이 넘어갔다. 그 많은 나의 영화 플레이리스트 중에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없었다. 그냥 꺼려 했었던것 같다. 학업, 프로젝트 등 일에 치이듯이 스케줄을 소화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asus Expert B9 노트북 하나만 들고 달동네 골목 작은 카페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인터넷 탭을 잘못 클릭해서 즐겨찾기 되어있는 영화 커뮤니티에 접속했고 거기에서 홍상수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이끌리듯 광주극장으로 향했다. 광주극장은 여전했다. 넓은 단관극장 상영관에는 나를 포함해서 10여 명 남짓한 관객이 자리했다. 20대로 보이는 관객은 나뿐이었고 ..